통일 아드라스테아 제국에는 공작부터 준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위가 있다. 물론 제국의 황궁에는 귀족 아닌 이들도 다수 일하고 있으며, 그들도 하녀장부터 시작해서 말구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책을 가지고 거대한 제국의 중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황궁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는 누구도 딱 부러지게 그 직책을 말할 수 없는 이가 드나들고는 ...
벨레스는 사관학교 안뜰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느끼고 걸음을 멈추었다. 칼 좀 휘두른다 하는 청년들이 모여 있는 사관학교에서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일단 사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순서였다. 그러나 상황은 벨레스가 걱정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저 지나가다 어울린 듯한 소모임의 목적은 토론에 가까워 보였다. 소란은 언쟁 때문이라기보다 놀라움으로 높아진 목소리들 ...
“디미트리” “꺼져.” 대화는 시작도 전에 거부당했다. 그러나 벨레스는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러기에는 지나치게 익숙한 일이었다. 벨레스는 꾸준한 대화 요청에 질리지도 않고 험한 말을 돌려주는 디미트리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지만 디미트리 쪽에서도 질리지도 않고 말을 걸어 오는 벨레스를 상대하는 이 상황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 염증이란 것은 아마 벨레스를 ...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왕의 집무실 근처에 예고된 적 없는 인기척이 들린다면 긴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쨌든 통일 포드라의 새 왕은 그리 평범한 즉위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었으니까. 구 포드라의 세 세력 중 그나마 세력을 보존했던 것은 레스터 제후 동맹령이었으나 신왕이 레스터 맹주의 계보를 잇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용병 ...
긴 용병 생활에 익숙한 몸은 몸 여기저기를 감싼 갑주를 그리 거추장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임무 중에는 잠잘 때에도 갑주를 벗지 않은 채 잠드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용병 일이었다. 벨레스는 숙련된 용병이었고, 그런 생활을 10년 가까이 해 왔다. 가르그 마크의 교사로 부임한 뒤에도 몸에 배인 습관은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전쟁 중인 지금은 더...
“클로드. 창술이 약한 건 알겠지만 드래곤을 타려면 어쨌든 창술도 익혀 둬야지.” “아……선생님. 나 이건 진짜 재능이 없는 것 같은데.” 클로드가 투덜거리며 제 손에 쥐고 있던 창을 대충 벽에 기대 두려 했다. 사관학교에서 제공하는 드래곤 계열 병과를 순서대로 밟다 보면 도착하는 곳은 드래곤 마스터. 병과 시험을 통과하려면 약간이나마 창술의 소양이 있어야...
“당신은 이제 어쩔 생각이십니까?” 휴베르트가 전후 처리 중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벨레스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아래를 향해 있던 벨레스의 시선이 돌아왔다. 에델가르트가 그러했듯 색이 변했던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다시 원래의 빛을 찾은 지 오래되지 않았다. 타인의 외모에 감상을 남기는 취미는 없으나 휴베르트는 그것이 꽤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 주군의 경우...
문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상에 염증을 내고 있던 것만은 분명했다. 문장을 타고났다는 것만으로 따라오는 것들. 한쪽에서는 넘칠 정도의 애정과 과연 자신의 본질을 향하는 것이 맞나 의심스러운 호의. 한쪽에서는 자신이 타고나지 못한 것에 대한 시기와 괴롭힘. 양쪽 모두가 무거운 짐이었다. 하지만 결코 그것만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 순간에는 에델가르트의...
1편 주소 → https://summerstream.postype.com/post/6835589 2편 주소 → https://summerstream.postype.com/post/6902220 3편 주소 → https://summerstream.postype.com/post/6915891 4편 주소 → https://summerstream.postype.c...
1편 주소 → https://summerstream.postype.com/post/6835589 2편 주소 → https://summerstream.postype.com/post/6902220 3편 주소 → https://summerstream.postype.com/post/6915891 ----- 그때 던지지 못했던 질문은 결국 영영 묻힐 것이라 생각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